관종 구단주 강정원을 연기한 박정민은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장윤주를 비롯해 ‘핑크스톰’ 선수들을 연기한 조연들도 각기 다른 매력으로 코트 위를 누비며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믿음직한 배우들의 연기가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면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배구 경기 랠리 시퀀스다.

송강호는 “이분들의 불규칙한 캐릭터가 서로 어울리며 극에 입체감이 생기더라”며 “풋풋하고 싱그럽고 개성이 강한 유기농 채소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우진을 연기하며 해학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기는 했다면서도 “일부러 과장된 코믹 연기를 하거나 감동을 안겨야겠다고 생각하고 덤벼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1승’을 관람한 관객들은 스포츠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100% 충족시키는 생생한 볼거리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뼈 굵은 두 배우가 주고 받는 호흡만으로도 한 신 한 신이 꽉 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분위기 환기를 톡톡히 해내는 장윤주 역시 신스틸러로 눈도장을 찍는다. 장윤주는 실제 한수지 선수를 연상하게 만드는 선수 배경을 갖고 있는데 장윤주가 그간 선보였던 쾌활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작품에서 시너지를 발한다. 이 외에도 본지 취재로 특별출연 소식이 알려졌던 조정석의 존재감 등이 ‘1승’의 통통 튀는 매력을 고조시킨다. 극중 조정석은 김우진의 후배이자 라이벌 팀 슈퍼걸스 감독으로 등장하는데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송강호와의 티키타카를 선보이곤 사라진다. 분명 ‘1승’은 이대로 극장가에서 내려가기에 아쉬운 작품이다.

‘1승’은 주로 독립예술영화를 만들어온 신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 대표 연기파 배우이자 ‘천만 영화’를 4편 보유한 송강호를 비롯해 박정민, 장윤주, 박명훈, 구시연 등이 출연했다. 총 16명의 배우가 수개월간 훈련하고 리허설을 거친 끝에 속도감 넘치는 랠리 장면이 탄생했다. 배우들은 핑크스톰 주장 수지 역의 장윤주, 용병 유키 역의 이민지 등 연기자를 비롯해 배구선수와 모델, 무용수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졌다. 만년 꼴찌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에 부임한 감독 우진(송강호)은 또 한 번의 패배에 한숨 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번만 이기면 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두번째 장점은 실제처럼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배구 경기 장면이다. 스파이크를 차단하거나 다양한 기술을 구사하면서 1점이 추가될 때까지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여자 배구 경기의 묘미가 긴장감 넘치게 담겼다. 우진과 구단주 정원(박정민)를 비롯한 대부분 캐릭터가 전형적이고 기능적으로 활용된다는 인상을 피하지 못한다. 승리를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감정의 고조가 다소 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한국 영화 최초의 배구 영화인 1win 대한민국 만큼 ‘1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터다. 다만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다음 날 국회가 비상계엄에 대한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혼란에 빠졌다.

롱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배우들의 수개월간의 트레이닝과 치밀한 사전 준비가 빛을 발했다. 이러한 시도는 기존 스포츠 영화의 경기 장면이 단조롭고 평면적으로 느껴졌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 감독의 접근법이다. 이 같은 상황 속 신연식 감독의 ‘1승’이 국내 최초 배구 소재를 내세워 스포츠 영화의 부진 공식을 깨기 위해 출격한다. 송강호는 ‘살인의 추억’ ‘괴물’ 등으로 톱배우의 위치에 오른 뒤에도 봉준호, 박찬욱 같은 거장뿐 아니라 신진 감독들과도 꾸준히 작업해왔다. 장훈 감독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 ‘의형제’(2010)를 흥행과 비평 면에서 두루 성공시켰고, 양우석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변호인’(2013)은 천만 신화를 일궈냈다.